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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2/9] 행복했던 뉴욕 여행

신_이나 2023. 3. 1. 22:59

 

 

 

여름에 다녀온 싱가포르 여행도 업로드를 못하였는데 이렇게 뉴욕 여행으로 찾아왔다.

사실 이번 여행을 통해 정말 느낀 게 많아서 하루하루 사진과 함께 정리하는 기록보단 그냥 내가 느낀 점을 가득 써놓는 기록이 나을 것 같다. 사실 하나라도 사라지기 전에 얼른 잔뜩 기록하고 싶다.

 

 

우선 여행은 굉장히 재미있었다. 뉴욕을 여행하기엔 턱없이 짧은 기간이지만 나름 24살이 되고 나서는 여행(?) 이다보니 생각 정리도 많이 하고 내 미래에 대해 견문을 넓힐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나는 쉬러 간 여행이었지만 평균 이만보를 걷는 여행을 지향하는 내 친구 고은이 덕분에 마냥 쉬기보단 여기저기 관광객처럼 많이 다닐 수 있었던 여행이었다. 나중엔 고은이가 먼저 지치긴 했지만 ㅎㅋ

 

 

그럼 시작해보자!

 

 

 

1. 여행 하면서 알게 된 뉴욕

- 지하철 운행

우리의 이동수단은 줄곧 지하철이었다. 택시나 우버의 비용이 매우 비싸기도 했고 택시를 타도 팁을 줘야 한다니,, 택시비는 참아도 팁은 못 참아서 지하철과 버스를 주로 탔다.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우리는 지하철에 대한 굉장히 많은 걱정이 있었다. 유튜브에만 쳐봐도 지하철 선로에 사람을 밀어서 죽게 했다는 둥, 모르는 사람이 따라와서 돈을 요구했다는 둥,,,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사는 미국인 만큼 동양인 여자 둘이 지하철을 탈 수 있을까 싶었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사실 우리가 겁없이 동네방네 돌아다닌 거 같긴 하다. 지하철은 한 번 탈 때마다 2.25달러다. 한 3천 원 정도 하는 거다. 우리나라는 거리나 시간에 따라 기본금액에서 비용이 추가되는 반면, 미국은 그냥 한 번 내면 끝이다. 그래서 지하철에 홈리스들도 많고 지하철을 자신의 직장으로 삼는(?) 음악가들도 많다. 그래서 굉장히 어수선하고 시끄럽고 어둡고 지저분하다. 홈리스들이 지하철에 많이 머무는 만큼 지하철 선로에 쉬,,하시는 남성분도 목격했다.

뉴욕의 지하철은 위 아래로 움직인다. 우리나라는 지하철을 타려고 하면 예를 들어, 성수행을 탈 건지, 신도림 행을 탈건지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뉴욕은 그냥 지도에서 위로 가고 싶으면 uptown, 아래로 가고싶으면 downtown 방향으로 타면 된다. 그래서 타면 탈수록 굉장히 타기 쉬웠다. 그렇담 동서 방향으로 가고 싶다면 어찌해야 할까? 버스를 타면 된다!

 

 

- 스몰토크의 늪

유튜브나 교환학생 친구들을 통해서도 외국은 스몰토크를 정말 좋아한다고 많이 들었다. 내 물렁한 영어실력으로 그들의 스몰토크를 방어할 수 있을까 싶었지만 설마 나한테 말 시키겠어? 싶었지만 난 스몰토크를 토크했다,, 그것도 굉장히 많이,,

 

첫 번째 스몰토크. 첫 날 타임스퀘어 구경하러 유명한 빨간 계단을 올라갔는데 동양인+백인 혼혈(?) 의 느낌처럼 보이는 남자가 "i like your pants" 라고 하면서 얼굴까지 뷰티풀하다며 칭찬해줬고 흔한 인사치레인 "where are you from?" 을 묻고 서로 사진도 찍어줬다. 같이 사진도 찍을 뻔 했지만 도망쳤다.

 

두 번째 스몰토크. 파주 아울렛을 갔을 때 매장에 폴로 매장에 들어가게 되었다. 첫 폴로 매장에서는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 그러자 자기가 정말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가 있다면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여주셨다. 중년의 백인 아저씨가 그렇게 말하니까 굉장히 유쾌했다. 두 번째 폴로 매장에서는 키즈매장이었는데 우리가 여성 매장을 가길 원하자 직접 안내해주며, 한국 사람들은 정말 친근하고 스윗해. 난 한국 사람이 좋아 라고 말해주셨다.

 

세 번째 스몰토크. 이건 정말 대단한 스몰토크다. 소호에서 길을 걷다가 어떤 남자가 스타벅스가 어디냐고 물었고, 열심히 대답해주었다. 그랬더니 여행온거냐~, 나라가 어디냐~, 너무 짧게 머문다~, 어디어디 갔다왔냐~, 영어는 어디서 배웠냐~ 까지 ... 여기서 하나 말하고 싶은 것이 발음,, 뒤에서도 말하겠지만 발음이 정말 어렵다. 나도 모르게 private 를 [프리베이트]라고 하자. 오잉하더니 아하! [프라이!빗] 이라고 바꿔주었다. 내가 좋은 선생님이라고 짱이라고 했더니 허허 너도 영어 잘해~ 라며 그렇게 지나갔다.. 기분 좋았던건 우리보고 근처에 패션스쿨 다니냐고 했다. 미국인에게 인정받은 나의 패션,, 근데 소호는 정말 옷을 잘입긴 했다.

 

네 번째 스몰토크. 이건 스몰토크가 아니긴 하지만 말 그대로 '스몰토크'긴 하니까 넣어보겠다. 방에서 나의 200달러가 없어졌다. 나중갔더니 나의 부주의로 잃어버린 걸로 착각했었지만 그래서 프론트 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확인 한 번 해달라고 했는데 그 과정에서 굉장히 자연스럽게 문장을 구사했다. 여행한지 좀 됐을 때 말해서 그럴수도 있고 위급상황엔 어떻게든 블라블라 나와서 그럴 수도 있는데, 아무튼 나 좀 대단했다

 

다섯 번째 스몰토크. '돈텔미마마' 라는 바에 갔었는데 이 곳은 피아노 바다. 팁을 주면 원하는 노래를 쳐주기도 한다. 처음 갔을 땐 중년의 여성이 피아노를 치고 있었고 그 다음엔 젊은 남성이 피아노를 쳤다. 중년의 여성은 피아노를 다 치고 바에서 술 한잔을 했는데 우리 옆자리에 앉게 되어 이야기를 했다. 남편이 일본인이라 아시아에 굉장히 관심이 많았고 그래서 서로의 이름도 이야기했는데 까먹었다 ㅎ 이 때는 간지 얼마 안됐을 때라 부끄부끄,, 하던 때였다

 

그 외에도 정말 많은 스몰토크가 있었는데 사실 고백도 많이 받았다...ㅎㅎ 나름 동양인 여자 둘이 갔는데 인종차별 한 번 없이 칭찬 굴레에만 사로 잡혔던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스몰토크를 모두 다 한 것은 아니다. 보통 팁을 주는 레스토랑이나 고상을 떨어야하는(?) 가게에서 많이 한다. 아니면 여유로운 공원이라든지. 지하철이나 패스트푸드점 등과 같이 굉장히 바쁘거나 서민들이 살아가는 공간에선 스몰토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

 

 

- 윌스트리트의 모습

윌스트리트는 미국 뉴욕시 맨해튼 남부에 위치한 금융가다. 사실 고은이와 여행할 때 굉장히 관광위주로 다녀서 돌이켜보니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었는데, 이 곳도 그 중 하나다. 세계 금융의 중심인 윌스트리트인데 정말 황소 거시기만 보고 온 것이 조금,,, ㅎㅎ

아무튼 이 곳에서도 굉장히 특이한 모습이 보였다. 백인 아기들을 흑인과 동양인 여성들이 돌보고 있는 모습! 유전상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조합인데 어떻게 되었나 생각해보았더니 굉장히 부유한 지역인 윌스트리트에서 일하는 백인들이 베이비시터에게 아기를 맡긴 것이다. 우리나라는 베이비시터나 유모의 개념이 크지 않기 때문에 나에게는 굉장히 신기했다. 근처 마트에(우리나라의 롯데마이슈퍼느낌) 밥을 먹을 수 있는 도시락 뷔페가 있었는데, 거기에서 밥을 먹다가 발견했다,, 조금 신기

 

 

- 미국인들은 굉장히 멍청하다

제목 그대로다. 미국은 정말 멍청하다. 물론 똑똑한 사람도 많겠지만 엄청난 빈부격차 때문인지 굉장히 극과 극이다. 유튜브에서 보았는데 미국인 10명 중 절반 이상이 미국이라는 나라가 지도 어디에 있는지 못 찾는다고 한다. 대박사건 문맹률도 엄청나다. 이렇듯 굉장한 빈부격차 때문에 홈리스도 많이 생기는데, 사실 홈리스들은 어쩔 수 없이 홈리스가 되는 경우가 많다. 병원비가 민영화된 나라에서 엄청나게 큰 사고를 겪거나 질병을 얻었다거나, 집값이 엄청나게 뛰었다거나. 미국은 정말 살짝의 이벤트가 있으면 그냥 무너진다. 이 정도로 국가의 복지가 약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홈리스들이 일을 안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최저시급으로 하루에 20시간을 일해야 월세를 낼 수 있는 나라에서 어떻게 잘 곳을 구할 수 있으랴. 자본주의의 아이콘이자 천조국이라고 불리는 미국의 어두운 이면이라고도 할 수 있다. 

 

 

 

 

 

2. 여행 하면서 들었던 나의 생각들

- 모네의 대단함

나는 원래 미술관이나 성당, 박물관 같은 곳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굳이 책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을 왜 거기까지 가서 보지? 앞으로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들을 봐야지! 이런 생각들이었는데 이번에 모마 미술관을 가서 모네의 작품을 보고 머리를 탕 맞은 기분이었다. 가장 유명한 고흐의 별헤는 밤을 비롯하여 피카소, 프리다칼로, 클림트, 앤디워홀, 마그리트 등 다양한 작품들을 보았을 땐 그냥 그랬다. 사실 춥기도 하고 몸상태가 안좋아서 빨리 집에 가고싶었다. 그런데 모네의 작품은 대단했다. 벽 한 쪽을 가득 채운 작품은 실제로 움직였다. 실제로 내가 정원에 앉아 호수에 떠있는 연꽃을 보고있는 기분이었다. 정말 그림은 움직였고 나는 작품에 동화되었다. 사진으로 아무리 찍어도 움직이는 연못을 담을 수는 없었다. 난 지금까지 '예술'이라는 것에 대하여 단지 여기저기서 듣고 배운 교양의 집합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게 보면 몰입할 수도 있고 감동을 줄 수도 있으며 더 나아가 치유의 도구로도 사용할 수 있겠구나, 아니 도구 뿐만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도 있겠구나.. 이런 저런 생각들이 들었다.

 

 

 

- 쓰레기, 어디든 버려도 돼

이번 여행에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그 날은 정말 모든게 완벽했다. 전날에 추웠어서 오랜만에 화창한 날씨를 받았다. 숙소 근처 치폴레를 먹고 strand 라는 서점을 갔다 온 뒤 스벅도 갔는데 너무너무 귀여운 남자 알바도 있었다. 그러다가 그리니치빌리지 쪽을 가게 되었고 점점 어둑어둑해졌다. 발길 닿는 대로 가다 예쁜 엽서도 사고 산책하는 강아지 '버디'도 만나고 그러다가 매그놀리아 바나나푸딩을 먹으러 갔다. 매그놀리아 바나나 푸딩을 먹으러 갔는데 정말 우연히 섹스앤더시티의 주인공 제시카파커를 보았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우연이냐면, 섹스앤더시티에서 제시카 파커가 매그놀리아 바나나푸딩을 먹는 장면이 굉장히 유명하기 때문이다. 너무너무 신기했고 그렇게 한참을 제시카파커를 창너머로 구경하다가 본래의 목적인 매그놀리아를 먹으로 갔다. 매그놀리아를 사서 밖에서 먹고 있었는데 우리 말고도 유럽? 사람들인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 여럿이 함께 바나나푸딩을 먹고 있었다. 역시 맛은 정말 맛있었고 다 먹은 뒤 쓰레기를 버리려고 쓰레기통을 찾았다. 우체통이랑 쓰레기통이랑 헷갈려서 우물쭈물하고 있었는데 옆에 내 또래 남자분이 살짝 취기있는 말투로 하는 말 "Trash anywhere!" 이 말을 듣고 씽긋 눈인사를 한 뒤 돌아서는데 갑자기 눈물이 고였다. 저녁 시간대의 어두움과 그다지 밝지 않았던 가로등, 약간 쌀쌀한 듯한 날씨가 나를 그리 만든 것 같지만, 그 말 한마디에 긴장했던 내 젊은 날들이 사르르 녹았다. 사실 뉴욕을 오기 전에 진로에 대해 정말 많은 고민이 있었고 기말고사 즈음에 정말 고통스러웠는데, 그 말을 듣자마자 모든 걱정이 훌훌 털어졌다. 그래, 쓰레기도 어디든 버리는데 내 꿈이라고 내 맘대로 못할까. 다 먹은 매그놀리아 통이 우체통으로 들어가면 우편물이 될거고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면 쓰레기가 되듯 어쨌든 여기로 가나 저기로 가나 다 자리 하나씩은 맡고 있을 텐데, 나라고 왜 내 맘대로 못하겠어. 이렇게 너무너무 고마운 나의 은인을 만난 뒤 요즘 나의 생활은 매우 행복하다. 전공이 강제하는 게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니까 너무너무 기분 좋다. 공부가 재미있는 건 정말 오랜만.

 

 

 

3. 앞으로의 다짐

마지막날에 뉴욕 공립도서관에서 새해 계획을 짰다. 조금 늦은 새해 계획이었지만 뉴욕을 온전히(?) 느끼고 난 뒤에 (특히 그 trash 사건) 쓰는 계획이라 그런지 더욱 재밌었다. 나는 그렇게 나만의 계획을 짰고, 휴학 계획도 엄청나게 촘촘히 짜놨다.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휴학기간을 보내고 싶다. 앞으로도 화이팅!

 

 

// 생각나면 더 추가할 수도 있는 나의 뉴욕 여행기록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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